전세사기 이후, 프롭테크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긴 사건 중 하나는 전세사기였습니다. 깡통전세, 빌라왕, 갭투자 사기… 수많은 세입자가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기술과 플랫폼은 침묵했습니다.

지금, 프롭테크가 다시 질문받고 있습니다. "기술은 사람을 보호할 수 있었는가?"

1. 기술의 맹점: "정보는 있었지만, 신뢰는 없었다"

많은 프롭테크 플랫폼은 매물 정보, 실거래가, 건축 연도, 대지지분 등을 이미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악성 임대인’의 이름이나 세금 체납 여부, 근저당 설정 같은 핵심 리스크 정보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세입자는 결국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감으로 계약해야 했고, 프롭테크는 그 위험을 방조한 셈이 되었습니다.

2. 플랫폼의 책임: 매물 검증은 누구의 몫인가?

"단지 광고를 중개한 것뿐"이라는 말은 이제 설득력이 없습니다. 사용자는 플랫폼을 신뢰하기 때문에 들어오는 것이고, 그 신뢰가 무너진다면 플랫폼도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한 매물 정보 제공을 넘어, 거래의 안전을 보장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3. 프롭테크가 바꿔야 할 4가지 구체적 제안

  • ① 실시간 등기 정보 연동 API 도입
    세입자가 매물 정보를 볼 때, 현재 등기부 정보 (근저당, 가압류 등)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 ② 악성 임대인 리스트 공유 시스템 구축
    공공기관, 법원, 세무서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복적 사기 임대인 정보를 공유하는 DB를 프롭테크에 연동해야 합니다.
  • ③ 매물 리스크 등급화 기능 제공
    건축 연도, 세대수, 대지지분, 대출비율, 등기 리스크를 종합해 위험도를 시각화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 ④ 이용자 평가 기반 ‘신뢰지수’ 도입
    단지 광고매물만 나열하지 말고, 실제 거래자의 평가 및 별점 등을 통해 플랫폼 내 신뢰 가능한 임대인/매물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변화의 기회: 신뢰 기반 프롭테크의 시대

이제는 '더 많은 매물'이 아니라 '더 믿을 수 있는 매물'이 경쟁력입니다. 플랫폼은 거래량이 아닌 “거래의 질”로 진화해야 하며, 사용자는 “예쁘고 빠른 앱”이 아닌 “지켜주는 시스템”을 찾고 있습니다.

전세사기는 프롭테크에 묻고 있습니다. “기술이 사람을 지킬 수 있는가?” 이제는 그 질문에 답할 시간입니다.

✍️ 하연's 인사이트
"투명한 거래,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그리고 책임지는 플랫폼." 그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프롭테크의 다음입니다.